공지사항

[2021.2.19] HIV감염인 병상 표식 진정사건 국가인권위원회 차별권고 결정 환영 성명서

2021-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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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국가인권위원회의 <HIV 감염인 침상 표식에 따른 차별> 개선 권고를 환영하며 

- 모든 병원은 HIV감염인을 구별하고 차별하는 모든 표식 행위를 중단하라. -


서울대병원이 HIV감염인이 입원한 병실 입구와 병상에 빨간색 주사기를 표식한 것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는 특별한 표시를 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 없이 HIV감염인을 구별하는 행위로서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개선을 권고하였다.  


한국HIV/AIDS감염인연합회 KNP+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이번 권고 결정을 적극 환영하는 바이며, 이는 서울대병원뿐만 아니라 HIV감염인이 입원할 수 있는 모든 병원에서 HIV감염인을 구별하고, 이들의 신분을 노출시키는 관행과 제도가 시급히 개선되어야 함을 엄중히 경고한 결정이다.  

지난 2018년에도 국가인권위원회는 지역의 한 대학병원이 입원해 있던 HIV감염인에게 식판 색깔을 다르게 하고, 의료기기를 개별 지급했던 행위에 대해 중지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이 당시에도 해당 병원은 혈액주의 등의 글씨가 적힌 특별한 표식을 침상에 붙이는 등 HIV감염 사실이 충분히 노출될 수 있는 조치를 취하였다. 몇 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에 참담한 심정이 드는 것은 이루 말할 수가 없고, 병원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전혀 느끼고 있지 않다는 사실에 새삼 놀랄 뿐이다.   


HIV/AIDS 치료에 대한 의학적 발전으로 감염 사실만으로 일상적 생활을 영위하는 것은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치료제를 잘 복용하고 있다면 타인에게 질병을 감염시킬 가능성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돌봄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도 일반적 주의만 하면 되고, 질병관리청이 제시한 의료관련 감염 표준지침에 따르면 ‘표준주의’만 준수하면 된다.  


하지만 해당 병원에서는 빨간색 주사기 표식이 HIV라는 특정 질환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감염성 질환자에 대한 직원 간 정보공유를 위해 ‘표식’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항변하고 있다. 환자 인권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병원의 편의적 결정은 정말 할 말을 잃게 만든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지적하고 있듯 HIV감염인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인식이 매우 큰 상황에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표식’으로 환자 정보를 확인했어야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백번 양보해서 의료인 등 종사자들의 주의 환기가 필요했다면, 표식이 아닌 다른 방법을 택했어야 했다. 


병원은 HIV감염인에게 가장 친밀한 기관이다. 그곳에선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해 솔직히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고, 질병정보가 외부에 노출되지 않는 상태로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병원에서 진료를 거부당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고, 자신의 질병정보마저 노출되는 상황이라면 과연 병원을 편안하게 방문하고 치료받을 수 있겠는가. 병원에서 아는 사람이라도 만난다면, 사회생활에 문제가 되는 결과로 이어진다면 병원이 그 이후의 삶을 책임질 것인가.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HIV/AIDS 혐오와 차별로 인해 HIV감염인들은 자신의 질병조차 말하지 못하고,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로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병원마저 감염인을 구별하고 차별한다면, 우리 사회에서 감염인이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이제는 HIV감염인이 병원에 입원하고 치료를 받는 동안 별도의 표식으로 구별하는 모든 관행과 제도가 폐지되어야 한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이번 권고 결정이 모든 병원에 경종을 울릴 수 있길 바라며, 한국HIV/AIDS감염인연합회 KNP+는 의료현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더 큰 목소리를 낼 것이다. 


2021년 3월 18일 

한국HIV/AIDS감염인연합회 KN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