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HIV/AIDS감염인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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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형벌이라는 편견 현재도 진행형 관리자 / 2014-06-03 / 1375
김선영의 드담드담 
 미국 드라마 ‘노멀 하트’ 
1981년, 파이어섬의 아름다운 해변에서 파티를 즐기던 게이 한 명이 쓰러진다. 그는 곧 정신을 되찾지만 뉴욕으로 돌아온 뒤 급작스럽게 사망한다. 

곧이어 또다른 게이들이 정체 모를 질병으로 정신을 잃어간다. 작가이자 게이인 네드 위크스(마크 러펄로)는 동성애자들 사이에 돌고 있는 희귀 전염병을 연구 중이라는 의사 에마 브루크너(줄리아 로버츠)를 만나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는다. 1980년대 에이즈 대위기의 시작이었다. 


  
미국 케이블채널 <에이치비오>(HBO)의 <노멀 하트>는 에이즈에 아직 이름도 붙여지지 않았던 시절, 괴질환의 공포와 정부의 외면에 저항해 싸우던 게이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실제로 초기 에이즈 운동을 주도한 작가 래리 크레이머의 자전적 동명 희곡에 기초하고 있다 


. 토니상 3관왕에 빛나는 원작의 유명세에 더해 <글리>의 흥행술사 라이언 머피 연출, 마크 러펄로, 줄리아 로버츠, 맷 보머 등 호화 캐스팅 소식으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시간적 배경은 극심한 에이즈 암흑기였던 1981년부터 1984년까지다. 에이즈 운동 선구자들이 ‘동성애에 대한 신의 형벌’이라는 편견을 질병 위에 덧씌운 주류사회, 

 그리고 ‘세상이 우릴 보균자로 보고 억압할 것’이라며 무시하려 했던 게이 사회 양쪽과 갈등하던 시절이었다. 수많은 죽음에도 ‘게이의 암’이라며 철저히 방관한 레이건 정부가 마침내 에이즈라는 말을 처음 공식 언급한 1985년의 작은 성과마저 자막으로 처리됐을 정도다. 


<노멀 하트>는 이 암울했던 시기의 치열한 싸움과 함께, 외롭게 죽어간 이들을 향한 애도에 초점을 맞춘다. 앞에서 투쟁을 이끌어가는 주인공 네드의 분노 못지않게 뒤에서 묵묵히 게이들의 유언을 들어주는 토미(짐 파슨스)의 위로가 가슴을 울리는 것도 그래서다. 

 토미가 그들의 죽음을 하나하나 기록하는 것은 의사들이 사망진단서마저 거부해 몰래 화장되는 일이 빈번했던 게이들을 위한 최소한의 추모였다. 




김선영 티브이 칼럼니스트 
  
네드와 펠릭스(맷 보머)의 로맨스가 애도의 드라마로 마무리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둘의 사랑 이야기는 행복했던 시기보다 에이치아이브이(HIV)에 감염된 펠릭스의 긴 투병과 최후의 순간에 집중되어 있다. ‘울고, 더는 울 수 없을 때까지 울다가, 조금 더 울게 되는’ 시간들을 견디며 마지막까지 펠릭스의 곁을 지키는 네드의 사랑은, 사회의 편견과 외면 속에서 쓸쓸하게 죽어간 수많은 게이들에 대한 못다 한 애도를 대신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국내 최대 성소수자 행사인 ‘퀴어문화축제’ 승인 취소 사건이 화제였다. 서울 서대문구청이 민원 게시판을 도배하다시피 한 행사 반대자들의 항의를 핑계로 개최 일주일 전에 승인을 취소한 사건이다. 

 ‘동성애로 에이즈가 확산될 것’이라는 반대자들의 주장을 듣다 보면, 아직 이곳은 에이즈가 신의 형벌이라 인식되던 <노멀 하트> 속 시대의 편견으로부터 그리 멀리 가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김선영 티브이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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