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HIV/AIDS감염인연합회

언론보도
  • 화살표
  • 활동나눔
  • 화살표
  • 언론보도
HIV감염인 의료차별 병원에서 치료를 거부해요 ...해법은 ? (비마이너) 관리자 / 2017-06-30 / 218



출처:비마이너



4~5명 중 1명은 치료 거부... 의료 차별로 건강 잃는 감염인들
 





에이즈 감염됐다고 병원에서 치료 거부해요’ …해법은?
HIV/AIDS 감염인, 장차법·장애인복지법상 장애로 인정하자
의료 현장 차별 해소 위한 의료인 교육 등 현장 대책도 제기
등록일 [ 2017년06월22일 20시59분 ]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 감염인, 후천성 면역결핍증(AIDS) 환자들은 의료 현장에서 근거 없는 공포와 차별의 대상이 되어왔다. 이로 인해 진료 거부와 인권침해를 당하는 감염인들의 건강권은 심각하게 위협받았다. 이러한 상황은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가 지난 2016년에 발표한 ‘감염인(HIV/AIDS) 의료차별 실태조사’에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인권위는 실태조사를 근거로 감염인 의료 차별을 해소하는 법적, 정책적 방안에 대한 토론회를 22일 서울 중구 인권위에서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HIV/AIDS를 장애로 인정하고 구제하자는 실태조사의 제안을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에 관한 법률’(아래 장차법), 장애인복지법 등 구체적인 법률에 적용하자는 주장들이 제기됐다.

4~5명 중 1명은 치료 거부... 의료 차별로 건강 잃는 감염인들
 

이번 실태조사에서 감염인 20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보면 ‘HIV 감염 사실 확인 후 약속된 수술을 받지 못했다’는 응답자가 26.4%, 약속된 입원을 하지 못한 이는 18.6%였다. 치료 거부까지는 이르지 않았으나 감염 예방을 이유로 별도의 기구나 공간을 이용해야 했던 이도 40.5%였다. 의료인으로부터 동성애 등 성정체성을 혐오하는 발언을 들은 이는 21.6%, 협진하지 않은 다른 의료인들에게 감염 사실이 누설된 이도 21.5%나 됐다.
 
이렇듯 의료기관에 만연한 차별 때문에 응답자 중 76.2%는 병원에 자신의 감염 사실을 드러내기 어려워했다. 차별을 인지했을 때 국가 기관이나 병원 상담실, 인권단체 등에 도움을 요청한 경우는 29.9%에 그쳤다. 한국HIV/AIDS감염인연합회 KNP+(아래 KNP+)는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인권위, 법원, 서울시시민인권보호관에 차별 시정을 요구한 의료 차별 사례는 11건에 그쳤다고 밝혔다.
 

차별을 겪은 감염인들은 의료 기관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는 실제로 감염인의 건강이 나빠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주요건강지표 조사를 보면, HIV 감염인들의 1년 내 자살시도는 41.7%로 비감염인(0.4%)보다 100배 이상 높았다. 또한 HIV 감염인은 우울감 34.0%, 고위험 음주율 30.0%, 스트레스 인지율 45.9%, 흡연율 54.7%로 다른 항목들 또한 비감염인(우울감 7.8%, 음주 19.4%, 스트레스 26.7%, 흡연 38.8%)보다 월등히 높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HIV/AIDS에 대한 의료인의 낮은 이해도가 감염인들의 차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점도 확인됐다. 이번 조사에서 감염내과 의료인 57명은 사회적 낙인과 차별, 의료인의 경험 부족 등 6개 차별 원인 항목에 대한 차별 정도를 1~5점(점수 높을수록 심각)으로 평가했다. 그 결과, HIV/AIDS의 총합 점수는 23.95점으로 조현병 16.98점, 신종 인플루엔자 16.3점, 다운증후군 11.56점 등 다른 질병보다 높았다. 항목별로 보면, 사회적 낙인과 차별로 인한 의료차별이 HIV/AIDS 4.39점, 조현병 3.65점, 다운증후군 3.16점 순으로 나타났다. 의료인의 경험 부족은 HIV/AIDS 4.32점, 신종 인플루엔자 3.16점, 조현병 3.07점 순이었고, 동료 의료인의 반발은 HIV/AIDS 4.3점, 신종인플루엔자 2.77점, 조현병 2.39점 순이었다.
 
아울러 장기 요양이 필요한 에이즈 환자들이 요양병원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것도 감염인 입장에서는 큰 차별 요인이었다. 2016년 12월 요양병원 입원 제외 대상에서 HIV/AIDS 감염인을 뺀 의료법 시행규칙이 시행됐다. 그러나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는 시행규칙이 공포된 2015년 12월부터 이른바 ‘에이즈 TF'를 구성해 감염인들의 요양병원 입원에 반대해왔으며, 현재까지도 입원을 받지 않고 있다. 2017년 5월 31일 기준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에이즈 간병비, 감염관리비를 지원받는 요양병원 입원 환자도 39명뿐으로 국가적 지원도 부족하다.
 

HIV 감염을 이유로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에서 신장투석을 거부당한 감염인 당사자가 차별을 호소하는 모습.

HIV/AIDS 감염인 장애로 규정해서 의료 차별 개선해야


이러한 상황을 두고 토론회 참가자들은 HIV/AIDS 감염인 차별을 구제하는 방안 중 하나로 장차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문수 KNP+ 상임대표는 “장차법은 입증 책임이 완화되고 권리 구제단이 다양하다는 점에서 감염인의 의료차별을 보다 효과적으로 시정할 수 있다. 감염인 의료차별 사례에서 장차법을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염형국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도 HIV/AIDS 감염인에게 ‘신체적·정신적 손상 또는 기능상실이 장기간에 걸쳐 개인의 일상 또는 사회생활에 상당한 제약이 있는 상태’라는 장차법의 장애 정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감염인에게 적정한 의료,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두고는 서로 입장을 달리했다. 손 상임대표의 경우 감염인의 지위를 규정하고 있는 에이즈예방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우선적으로는 감염이 의심되면 대상자 의사와 무관하게 역학조사를 하거나 추상적인 질병 전파 위협을 근거로 감염인의 성행위를 형사 처벌하는 등의 인권침해 조항은 폐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손 대표는 “감염인의 복지 욕구는 장기요양이나 지역사회 자립 등으로 다양하지만 그 욕구를 반영할 제도가 없다”라며 “정신질환자와 감염인은 질병이 있고 사회적 편견이 심하며 복지가 필요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런 점에서 복지 서비스, 지역사회 거주·치료·재활 등 통합 지원을 규정한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 내용을 에이즈예방법에도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러나 염 변호사는 “에이즈예방법은 HIV/AIDS 감염인에 대한 사회적 격리와 관리를 통해 비감염인을 보호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 인권침해 소지가 매우 크다. 따라서 감염인 보호 법률로 작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라며 반론을 제기했다. 염 변호사는 복지 서비스 제공을 위한 대안으로 감염인을 장애인복지법상 장애인으로 포함해야 한다며 “감염인이 법정 장애인이 될 경우 감염 사실을 공개하지 않더라도 장애인복지법이 규정하는 의료복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서비스 접근성이 향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염 변호사는 “현행 장애판정 기준에서는 면역억제제를 투여받는 신장이식 환자들에게도 장애 5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이들보다 상대적으로 면역기능 저하가 심한 감염인들을 법정 장애인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라고 지적했다.
 
박김영희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대표는 “HIV/AIDS 감염인들에게 장애인이 되라고 하면 당사자들이 기분 나빠할 수 있다. 장애인이 된다는 것은 사회적인 낙인이 찍히는 것”이라면서도 “분명한 것은 감염인이 필요로 하는 지원을 권리로써 보장받는 것이 필요하다. 그 방안이 장애 등록이라면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또한 박김 대표는 “감염인이라고 해서 모두 요양병원에 들어가야 하는 것만은 아니다. 활동보조인이나 근로보조인, 학습보조인 등 서비스가 있어야 한다.”라며 “요양병원에 가지 않고도 지역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한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감염인을 장차법, 장애인복지법상 장애인으로 포함할 것을 주장한 염형국 변호사.

요양병원 확대, 의료인 교육 등 의료 현장 대책 필요해

이날 토론회에서는 의료 현장에서의 차별 해소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손 상임대표는 정부에 “‘감염인도 요양병원에 입원할 수 있다’는 선언을 한 것에 그쳐선 안 된다”라며 요양병원 실태와 감염인들의 요양병원 입원 욕구를 시급하게 조사할 것을 제안했다. 이어 손 상임대표는 만성적 의료 욕구를 제공할 수 있는 자택 간병, 호스피스, 요양병원 등 다양한 형태를 모색하고 장기적으로는 지역사회 돌봄을 받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감염인 요양 정책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공 요양병원 인프라를 구축하고, 정부가 선도적으로 시범사업을 시행할 것을 주문했다.
 

김대희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교수는 감염인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의료인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교육과 홍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감염인 중 2000여 명이 특정 의료기관에 집중되는 현실에서 일반 의료기관 종사자들은 감염인을 진료할 기회가 흔치 않다. 의료기관에서 실습 교육과정을 마련하여 부족한 임상경험을 보완할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김 교수는 “감염인 진료 과정에서 실제 의료인이 감염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다. 의료인의 두려움을 줄이는 데 중점을 둔 홍보가 이뤄져야 한다.”라며 “HIV/AIDS 관련 전문가 단체를 활용해 HIV/AIDS가 더는 위험하지 않다는 의학계 내의 의견 공유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재필 서울의료원 감염내과 과장은 병원 안에서 감염인 차별을 상담하고 원내 인식 개선에 기여하는 상담 간호사 제도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과장은 “현재 감염인이 많이 방문하는 20개 기관에서 총 5000여 명의 환자들을 상담한다. 전체 환자들의 50% 정도만 도움받고 있는 상황으로 확대가 필요한 실정”이라며 “질병관리본부는 예산 부족을 근거로 관련 예산을 2년째 동결하고 있다. 무엇이 차별 완화와 환자 진료에 도움이 되었는가를 판단하여 전체 환자의 75% 이상을 관리하도록 예산을 추가로 편성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첨부파일
목록